비즈니스

자율형공장은 5단계, 스마트공장 수준은 4구간입니다

같은 회의에서 세 사람이 "3단계"를 말하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정부 지원사업 공고를 보고 왔고, 다른 사람은 컨설팅사 자료를 읽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시스템 구축 업체의 제안서를 봤습니다. 셋 다 "3단계"라고 적혀 있었으니 같은 말인 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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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웨이스 대표이사

같은 회의에서 세 사람이 "3단계"를 말하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정부 지원사업 공고를 보고 왔고, 다른 사람은 컨설팅사 자료를 읽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시스템 구축 업체의 제안서를 봤습니다. 셋 다 "3단계"라고 적혀 있었으니 같은 말인 줄 압니다.

세 개는 다른 체계입니다. 그리고 그중 어떤 것은 정부 문서에 정의가 있고, 어떤 것은 아무도 정의한 적이 없습니다.

이 글은 공장 자동화를 두고 쓰이는 단계들이 각각 어디서 왔는지, 누가 판정하는지, 그래서 계약서에 적을 수 있는 말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단계를 매기는 체계는 성숙도·자율화·계층 세 종류입니다.
단계를 매기는 체계는 성숙도·자율화·계층 세 종류입니다.

체계는 세 종류이고, 보는 것이 다릅니다

먼저 갈라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단계를 매기는 체계는 크게 세 종류이고, 각각 다른 것을 봅니다.

성숙도 — 공장이 무엇을 갖췄는지 봅니다. 데이터가 자동으로 모이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이 되는지를 묻습니다.

자율화 — 사람이 얼마나 붙어 있는지 봅니다. 누가 판단하고 누가 실행하는지, 승인 없이 돌아가는 구간이 있는지를 묻습니다.

계층 — 시스템이 어느 층에 속하는지 봅니다. 자율화 정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 셋을 섞으면 대화가 어긋납니다. 특히 마지막이 자주 문제가 됩니다. 제안서에 "ISA-95 Level 3 구현"이라고 적혀 있으면 자율화 3단계처럼 읽히는데, 실제로는 MES가 속하는 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동화가 얼마나 됐는지와 무관합니다.

자율형공장에는 5단계가 문서로 있습니다

국내에서 공장 자율화를 단계로 정의한 공식 문서는 하나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자율형공장 구축 지원사업 공고의 붙임에 실려 있습니다.

단계

이름

하는 일

1단계

모사

설비를 3D로 가상화

2단계

관제

실시간 감시·이상 탐지

3단계

시뮬레이션

예측 결과를 공정에 적용

4단계

공정연합

공정 사이를 함께 최적화

5단계

자율제조

작업자 개입 없는 운영

이 표를 읽을 때 반드시 함께 봐야 할 문장이 공고에 있습니다. 1~2단계는 지금의 스마트공장 구현 수준이라고 공고가 직접 적었습니다. 현실 공정을 가상공간에 복제해 보고 감시하는 데까지가 1~2단계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업의 본론은 3단계부터입니다. 예측한 결과를 실제 설비에 되돌려 적용하는 구간, 견적서에서 가장 먼저 지워지는 그 자리입니다.

또 하나. 사업 정의문은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하는"이라고 적혀 있고, 5단계는 "작업자 개입이 없는"입니다. 최소화와 없음은 다른 말입니다. 사업이 요구하는 것은 앞쪽이고, 체계 꼭대기가 뒤쪽입니다.

이 체계는 다른 체계들과 올라가는 기준이 다릅니다. 디지털트윈이 얼마나 넓어졌는가로 올라갑니다. 단일 설비에서 공정으로, 공정에서 공정 사이로, 다시 공장 전체로 넓어집니다. 그래서 아래 나올 다른 체계와 1대1로 맞지 않습니다.

스마트공장 수준은 4구간입니다, 5단계가 아닙니다

자율형공장 사업에 신청하려면 스마트공장 수준 확인에서 '중간1'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이 수준은 네 구간입니다.

구간

무엇이 되는가

남는 일

기초

정보 수집·생산관리

대부분 수동

중간1

설비정보 자동 획득

판단은 사람

중간2

제어자동화·공정 최적화

예외 대응

고도화

실시간 연계·가상 운영

감독

인터넷에서 "스마트공장 5단계"라는 표현을 자주 보게 되는데, 제도 용어가 아닙니다. ICT를 아예 적용하지 않은 상태를 한 칸으로 세면 다섯이 되는 것뿐입니다. 지원사업 서류에는 네 구간 이름을 그대로 적습니다.

이 수준은 제3자 확인기관이 검증합니다. 그래서 계약서와 심사에서 따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말입니다.

자율형공장 5단계에서 1~2단계는 공고가 직접 '지금의 스마트공장 수준'이라고 적었습니다.
자율형공장 5단계에서 1~2단계는 공고가 직접 '지금의 스마트공장 수준'이라고 적었습니다.

acatech 6단계에서는 4단계가 갈림길입니다

해외 자료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성숙도 체계는 독일 공학한림원(acatech)의 여섯 단계입니다. 전산화 → 연결 → 가시성 → 투명성 → 예측 → 적응 순서로 올라갑니다.

여기서 봐야 할 것은 3단계와 4단계 사이입니다. 3단계 가시성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인다"이고, 4단계 투명성은 "왜 그런지 설명된다"입니다.

대시보드가 늘어난 공장은 대부분 3단계에 있습니다. 화면은 많은데 왜 그 값이 나왔는지는 여전히 숙련자 머릿속에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AI에게 제어권을 주면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동화 수준을 논의할 때 이 경계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설명이 안 되는 상태에서 자율 실행 단계를 논의하면,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이 어디로 가는지가 정리되지 않습니다.

SAE 레벨은 공장 표준이 아닙니다

제안서에서 "자율주행 레벨 3처럼 우리 공장도"라는 비유를 자주 봅니다. SAE J3016이라는 표준인데, 자동차 표준입니다. 공장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비유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의 역할로 자율화를 나눈다는 발상은 유용합니다. 다만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첫째, 이 표준에는 **ODD(운행가능영역)**라는 개념이 함께 있습니다. 어디까지 커버하는지를 밝혀야 등급이 뜻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공장으로 옮기면 "어느 공정 범위까지"가 됩니다. 등급만 말하고 범위를 말하지 않으면 숫자가 부풀려집니다.

둘째, 자동차 레벨을 그대로 가져다 쓴 "제조판 레벨"은 그 회사가 만든 표현이지 SAE가 정한 것이 아닙니다. 국내 공장을 이야기할 때는 위의 자율형공장 5단계가 문서로 있는 기준입니다.

작년에 표준이 제도를 따라 바뀌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스마트공장에는 한국산업표준이 따로 있습니다. KS X 9001 계열이고, 국가기술표준원이 주관합니다.

표준

다루는 것

이력

9001-1

기본 개념과 구조

2025-02 개정

9001-3

진단 평가 모델

2025-08 폐지

9001-3-1

제조혁신 역량수준

2025-02 제정

9001-3-2

구축 시스템 수준

2025-02 제정

폐지된 9001-3의 사유가 눈여겨볼 만합니다. 스마트공장 수준확인제도에 맞추려고 기술적 내용을 전면 변경해 표준 하나를 둘로 쪼갰다고 적혀 있습니다.

표준이 제도를 따라간 것입니다. 그리고 쪼개진 두 표준이 각각 조직의 역량수준구축된 시스템 수준을 다룹니다. 사람과 조직이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시스템이 얼마나 깔렸는지를 따로 재기로 한 셈입니다.

현장에서 이 둘이 어긋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시스템은 갖췄는데 쓰는 사람이 없거나, 사람은 준비됐는데 데이터가 안 모입니다. 표준이 둘로 나뉜 것도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기준이 붙은 말과 붙지 않은 말은 계약서에서 쓰임이 다릅니다.
기준이 붙은 말과 붙지 않은 말은 계약서에서 쓰임이 다릅니다.

다크팩토리와 무인공장에는 통과 기준이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정의가 있는 말들이고, 이제 없는 말들입니다.

다크팩토리는 영어권의 lights-out 제조에서 온 말입니다. 로봇만 일하니 조명이 필요 없다는 데서 나왔습니다. 어원부터 기술 요건이 아니라 풍경 묘사입니다. 몇 시간을 무인으로 돌려야 다크팩토리인지, 사람 몇 명까지 괜찮은지 정한 문서가 없습니다.

무인공장은 더 넓게 쓰입니다. 다크팩토리의 번역어로도, 자율형공장보다 윗단계를 뜻하는 말로도, 그냥 자동화가 잘 된 공장을 부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정의가 없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이 말들이 제안서와 견적서에서 성과처럼 쓰인다는 점입니다. 정의가 없으니 나중에 "약속과 다르다"고 말할 근거도 없습니다.

견적서에서 이 말을 만나면 숫자로 바꿔 달라고 하세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정의한 곳

계약에 쓸 수 있나

스마트공장 수준

중기부 제도

쓸 수 있음

자율형공장 5단계

중기부 공고

쓸 수 있음

acatech 6단계

독일 기관

근거로만

SAE 레벨

자동차 표준

공장용 아님

다크팩토리·무인공장

없음

분쟁 소지

목표를 이야기할 때는 어느 단어를 쓰셔도 됩니다. 다만 돈이 오가는 문서에서는 판정 기준이 붙은 말로 바꿔 적으셔야 합니다. 기준이 있는 말은 검증을 요구할 수 있고, 기준이 없는 말은 요구할 수 없습니다.

기준이 없는 말을 만나면 네 가지를 숫자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 사람 수 — 몇 명이 있는 상태를 무인이라고 부르는가

  • 시간 — 하루 중 몇 시간이 무인 구간인가

  • 대응 — 이상이 생기면 누가 몇 분 안에 들어오는가

  • 기록 — 그 개입 횟수를 무엇으로 남겨서 보여줄 것인가

이 넷에 숫자로 답하지 못하는 제안은 아직 제안이 아니라 그림입니다.

덧붙여, 저희도 붙임을 놓쳤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희가 겪은 일을 하나 적어둡니다.

며칠 전 내부 자료에 "자율형공장 사업에는 단계 구분이 없고 요건 세 가지만 있다"고 정리해 뒀습니다. 공고 본문에 요건이 명시돼 있으니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 붙임에 5단계 표가 실려 있었습니다. 본문만 훑고 붙임을 열지 않은 것입니다.

지원사업 공고는 본문보다 붙임에 정의가 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 배점표, 수준 정의, 서식 기준이 대개 뒤쪽에 있습니다. 공고를 검토하실 때 붙임 목록부터 펼쳐 보시길 권합니다. 요약 자료나 해설 기사만 보고 "그런 건 없다"고 판단하면 저희처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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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현장에서 데이터 표준화·온톨로지·디지털트윈·자율형공장을 다루며, 이 블로그에는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힌 문제와 그때 내린 판단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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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실제 현장에서 풀고 있습니다

(주)웨이스는 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로 데이터 표준화부터 자율형공장까지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인지·판단·실행을 한 라인에서 잇는 구축 방식을 정부과제 실증 기록과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