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공장이 없어도 공장을 테스트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저희가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유

저희는 지금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완성해서 내놓는 발표가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드는지 중간에 적어 두는 글입니다. 기술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 소프트웨어를 누가, 어떤 순간에 쓰라고 만드는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방동걸 프로필 사진
(주)웨이스 대표이사

저희는 지금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완성해서 내놓는 발표가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드는지 중간에 적어 두는 글입니다. 기술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 소프트웨어를 누가, 어떤 순간에 쓰라고 만드는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책상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저희는 중소 제조 현장에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컨설팅을 해 왔고, 세 장면 — 감으로 내리는 투자 결정, 기준 없는 검수, 실험 못 하는 개선 — 을 현장마다 반복해서 봤습니다. 그때마다 손으로 대신 계산해 드리면서, 이것이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온 것입니다.

출발점은 한 문장입니다. 공장이 없이도 완전한 가상공장을 만들어 테스트할 수 있어야 하고, 공장이 만들어지면 설비를 연결해 실제 데이터로 운영과 개선을 이어 가야 한다. 설계할 때는 연결할 실물이 없으니 가상이 필수고, 공장이 생긴 뒤에는 실측이 가상을 계속 바로잡아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첫 번째 사용자 — 공장을 짓기 전에 결정해야 하는 분들

신공장을 짓거나 라인을 새로 놓는 분들은 가장 비싼 결정을 가장 정보가 없는 시점에 내립니다. 실물이 없으니 실험할 수 없고, 사양서의 평균값과 경험자의 감으로 배치·설비·버퍼를 정합니다. 틀렸다는 것은 공장이 돌아간 뒤에 압니다.

저희가 만드는 것의 첫 번째 몫이 여기입니다. 라인을 가상으로 놓고, 설비가 가끔 멈추고 작업 시간이 흔들리는 현실까지 넣어서, 짓기 전에 수백 번 돌려 보는 것. 배치를 바꾸면 어떻게 되는지, 고장이 몰리면 어디가 마르는지를 실물 없이 확인하고 나서 돈을 쓰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사용자 — 설비와 라인을 검수해야 하는 분들

구축이 끝난 라인을 검수할 때, 많은 현장에는 판정의 기준선이 없습니다. 계약서의 목표 수량과 현장의 체감이 각자 말을 하고, 분쟁이 생기면 서로 다른 숫자를 들고 옵니다.

그래서 이 소프트웨어의 본체를 검증으로 정했습니다. 설계 때 합의한 목표가 데이터로 모델 안에 있고, 현장 측정값이 들어오면 목표 대비 판정이 계산으로 나오게. 검수가 목소리 싸움이 아니라 기준과 측정의 비교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사용자 — 돌아가는 공장을 바꾸고 싶은 분들

운영 중인 공장에는 개선 아이디어가 늘 있는데 실험할 자리가 없습니다. 돌아가는 라인을 세우고 시험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희가 중요하게 여기는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설비를 연결했다고 트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측으로 보정되어야 트윈입니다. 데이터가 들어오기만 하고 모델이 바로잡히지 않으면, 그 모델은 처음 만든 가정 위에 계속 서 있는 그림일 뿐입니다. 그래서 공장이 생기면 설비를 연결해 실제 값을 모으고, 그 실측으로 가상 모델을 보정하는 것까지를 한 흐름으로 만듭니다. 예측이 실측과 얼마나 맞았는지의 이력이 쌓이게 — 그 이력이 이 도구의 성적표가 되게 하려 합니다. 그다음부터는 실공장은 그대로 두고 가상에서 실험합니다. "설비 하나를 더 넣으면", "교대를 바꾸면" 같은 안들을 나란히 돌려 비교하고, 숫자를 보고 고르는 것입니다.

사용자

순간

이 도구가 대신하는 것

신공장·증설 담당

짓기 전

감으로 하던 배치·투자 판단

검수 담당

구축 완료 시

기준 없는 합격 판정

생산·공장 운영

운영 중

실행 못 하던 개선 실험

가상 모델이 실공장을 낳고, 실측이 다시 가상을 바로잡는 순환을 만들려 합니다.
가상 모델이 실공장을 낳고, 실측이 다시 가상을 바로잡는 순환을 만들려 합니다.

만들면서 정한 원칙 두 가지도 함께 적어 둡니다

저희는 값을 만들지 않습니다. 시뮬레이션 도구의 흔한 함정은, 도구가 그럴듯한 숫자를 만들어 주고 사용자가 그것을 믿게 되는 것입니다. 저희는 반대로 갑니다 — 모든 값에 근거(사양인지, 가정인지, 실측인지)를 달게 하고, 도구는 실측에서 계산된 후보를 제안만 하며, 사람이 승인해야 모델에 들어갑니다. 판정에 쓰이는 값은 저희가 만든 값이 아니라 고객의 데이터에서 나와 고객이 채택한 값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구는 후보를 제안하고, 모델에 넣는 결정은 사람이 승인합니다.
도구는 후보를 제안하고, 모델에 넣는 결정은 사람이 승인합니다.

설비를 직접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도구는 판정과 검증까지 갑니다. 실제 설비를 제어하는 일은 전혀 다른 수준의 안전이 요구되는 영역이라, 처음부터 선을 그었습니다. 어디까지 하는 도구인지를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든 된다고 말하는 것보다 낫다고 믿습니다.

왜 하나의 소프트웨어인가

설계용 시뮬레이션 도구와 운영용 모니터링 도구는 세계 시장에서 오랫동안 다른 제품이었습니다. 그 분리는 기술의 논리가 아니라 제품들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그 분리 비용 — 모델을 두 번 만들고, 두 시스템을 통합하는 비용 — 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대기업뿐입니다.

저희 고객은 중소 제조기업입니다. 이분들에게 설계 따로 운영 따로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짓기 전의 모델이 그대로 검수의 기준이 되고, 그대로 운영 개선의 실험대가 되는 하나의 흐름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저희가 이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하나로 만드는 이유입니다.

기능을 넣을지 말지 정하는 질문도 사용자 쪽에 두었습니다. "이 기능이 없으면 이분이 무엇을 손으로 대신하게 되는가", 그리고 "공장이 다 지어진 뒤에도 이 도구를 다시 열 이유가 있는가". 앞의 질문은 짓기 전 구간의 기능을, 뒤의 질문은 운영 구간의 기능을 거릅니다. 두 질문에 답이 없는 기능은 화면이 화려해도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직 만드는 중입니다. 완성되면 무엇이 되는지가 아니라 누구의 어떤 하루를 바꾸는지로 계속 판단하려 합니다 — "이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이분이 무엇을 손으로 대신하게 되는가"가 저희가 기능마다 묻는 질문입니다. 진행은 이 블로그에 이어서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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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현장에서 데이터 표준화·온톨로지·디지털트윈·자율형공장을 다루며, 이 블로그에는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힌 문제와 그때 내린 판단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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