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화면이 보여주는 것과 엔진이 계산하는 것은 같을까
저희는 공장을 짓거나 바꾸기 전에 컴퓨터 안에서 먼저 돌려 보는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왜 만드는지를 적었는데, 이번 글은 그 반대쪽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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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공장을 짓거나 바꾸기 전에 컴퓨터 안에서 먼저 돌려 보는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왜 만드는지를 적었는데, 이번 글은 그 반대쪽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지금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완성해서 내놓는 발표가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드는지 중간에 적어 두는 글입니다. 기술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 소프트웨어를 누가, 어떤 순간에 쓰라고 만드는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배포하기 전에 테스트 서버에서 돌려 봅니다. 그런데 수십억이 들어가는 공장은, 대부분 지어 보기 전에 테스트할 방법이 없습니다. 라인 배치가 맞는지, 설비 능력이 충분한지, 버퍼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 경험 많은 분들의 감과 업체의 말을 믿고 결정하고, 틀렸다는 것은…

자율형공장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나오는 문장은 "AI가 공장을 인지하고 판단해서 실행한다"입니다. 맞는 말인데, 이 문장만으로는 무엇을 사야 하는지도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인지가 카메라를 다는 일인지, 아니면 데이터 형식을 맞추는 일인지부터 갈립니다.

웨이스가 중소벤처기업부 자율형공장 구축 지원사업 1호 과제에서 제조사와 통신 규격이 제각기 다른 설비 217대를 하나의 운영체제로 동시에 다루는 구조를 실증했습니다. 대상 기업은 표면실장(SMD)형 알루미늄 전해 콘덴서 케이스를 만드는 스피폭스이며, 총사업비는 10억 5,700만…

앞선 글에서 자율형공장·다크팩토리·무인공장 3가지 말을 갈라 두었습니다. 정의가 문서로 확정된 말은 자율형공장 하나뿐이고, 나머지 둘은 방향을 가리키는 말이지 합격을 판정하는 말이 아니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선 글에서 상관은 알람을 만들고 인과는 결정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글은 그 구분을 제품에서 어떻게 구현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개념이 아니라 구성과 순서, 그리고 아직 안 된 것까지 적었습니다.

공장에 AI를 붙이면 대개 알람이 먼저 늘어납니다. 온도가 임계를 넘었다, 진동 패턴이 평소와 다르다, 불량률이 상승 추세다. 그런데 알람이 늘어난 만큼 결정이 빨라졌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 같은 규모도 디지털트윈이 되나요,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스마트공장까지는 많은 제조기업이 왔습니다. 데이터가 모이고, 화면에 보이고, 보고서가 자동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정부가 그다음 단계로 정의한 공장이 있습니다. 자율형공장입니다.

며칠 전 저희 데모 공장 트윈을 보던 대표가 물었습니다. "이게 완전한 자동 시뮬레이션 공장이 된 건가?"

3D로 공장을 옮겨 놓은 화면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설비가 돌고, 컨베이어가 움직이고, 로봇팔이 실제처럼 작동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장을 그대로 비추기만 하는 3D 화면은, 아무리 정교해도 결국 화려한 스크린세이버다.

지난 아홉 편 동안 표준화, 온톨로지, 환각 없는 AI, 닫힌 루프, 공장의 운영체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개념은 정리됐지만,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래서, 진짜 됩니까?"

데모를 켜면 모니터 한가운데에 공장이 통째로 떠 있습니다. 설비가 줄지어 서 있고, 조명도 그럴듯하고, 카메라를 돌리면 라인 사이사이가 다 보입니다. 처음 보는 분들은 보통 "오, 멋있다" 하고 한마디 하시죠. 그런데 현장을 좀 아는 분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화면을 한참 보다가 옆에 있는 실제 라인을 슬쩍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