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로봇을 누구나 살 수 있게 되면, 중소 제조기업은 무엇으로 앞서는가 — 숙련공의 판단을 지금 기록하는 법
지난 9월 16일 LG는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 명을 모아 약 8시간 동안 사장단 회의를 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회의 주제는 「투자 전략 고도화」였고, AI 팩토리·피지컬 AI·반도체·AI 전환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점검했습니다. 이 회의를 해설한 한 유튜브 채널은 흥미로운 비유를 하나 들었습니다.


지난 9월 16일 LG는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 명을 모아 약 8시간 동안 사장단 회의를 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회의 주제는 「투자 전략 고도화」였고, AI 팩토리·피지컬 AI·반도체·AI 전환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점검했습니다. 이 회의를 해설한 한 유튜브 채널은 흥미로운 비유를 하나 들었습니다. 피지컬 AI 시대에는 현실에서 사람이 일하는 데이터가 중요해지므로, 수십 년 동안 부품을 집고 조립해 온 공장이 로봇 AI의 학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드는 웨이스가 중소 제조 현장에서 이 비유를 읽으면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학교가 되려면 교재가 있어야 합니다. 대기업 공장에는 그 교재를 모을 사람과 예산이 있습니다. 중소 제조기업의 공장에서 가장 값진 지식, 곧 숙련공이 문제를 푸는 방식은 대개 그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습니다. 이 글은 5년 뒤와 10년 뒤의 공장을 상상해 보고, 그때 중소 제조기업이 무엇으로 앞설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준비를 지금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적습니다.
5년 뒤 공장을 상상하면, AI는 화면 밖으로 나와 설비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 제조기업이 쓰는 AI는 대부분 화면 안에 있습니다. 보고서를 요약하고, 불량 이미지를 골라내고, 질문에 답합니다. 5년 뒤의 공장을 그려 보면 AI가 하는 일의 위치가 바뀝니다. 아래는 예측이 아니라 지금 기술이 가는 방향을 따라 그려 본 장면입니다.
아침 작업 순서 — 출근한 반장의 화면에 오늘 생산 순서가 이미 올라와 있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긴급 주문, 자재 입고 예정, 설비 정비 계획을 합쳐 AI가 짠 초안이고, 반장은 그 초안을 고치거나 승인합니다.
자재 운반 — 자율이동로봇이 다음 공정에 필요한 자재를 필요한 시각에 가져다 놓습니다. 사람이 무전으로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설비 조건 — 온도나 습도가 바뀌면 설비 조건이 스스로 조정되고, 조정한 이유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불량 대응 — 불량이 나면 검사 장비가 판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원인 후보와 바꿔 볼 조건을 함께 올립니다.
이 장면에서 눈여겨볼 것은 로봇의 동작보다 판단이 설비까지 내려간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판단을 없애지 않고, 승인하고 예외를 처리하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10년 뒤에는 로봇과 AI 모델을 누구나 살 수 있게 됩니다
한 번 더 멀리 가 보겠습니다. 10년 뒤라면 로봇은 지금보다 싸지고 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모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좋은 모델은 몇몇 회사가 만들고, 나머지 회사는 그것을 빌려 사용합니다. 그러면 질문이 바뀝니다. 모두가 같은 로봇과 같은 모델을 살 수 있다면, 공장끼리의 차이는 어디서 날까요.
로봇과 모델은 돈으로 살 수 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그 공장이 일해 온 방식입니다. 같은 로봇이라도 어느 공장에서는 첫날부터 제 몫을 하고, 어느 공장에서는 반년 동안 사람이 옆에서 붙어 있어야 합니다. 로봇에게 그 공장의 예외를 가르칠 기록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
구분 | 돈으로 살 수 있다 | 돈으로 살 수 없다 |
|---|---|---|
하드웨어 | 로봇·센서·설비 | 그 설비의 버릇 |
AI | 범용 모델 | 우리 공장의 예외 |
사람 | 새 인력 | 숙련공의 판단 이유 |
공장마다 다른 것은 숙련공이 문제를 푸는 방식입니다
중소 제조 현장에는 매뉴얼에 없는 판단이 많습니다. 금형을 교체한 뒤에는 처음 몇 개를 버리고 시작한다, 여름철 습도가 높으면 건조 시간을 늘린다, 특정 협력사 자재가 들어온 날은 이송 속도를 낮춘다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판단은 대개 수년에 걸친 불량과 실수에서 나왔고, 그 공장의 품질을 실제로 지키는 것은 이런 판단입니다.
문제는 이 판단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대부분은 숙련공의 기억, 반장끼리의 전화, 작업대에 붙은 메모에 있습니다. 결과는 남아도 이유는 남지 않습니다. 생산 실적표에는 「건조 시간 40분」이 적혀 있어도 「습도가 70%를 넘어서 늘렸다」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 숙련공이 퇴직하면 그 판단도 함께 나갑니다.
10년 뒤 로봇 AI에게 이 공장의 일을 가르친다고 해 보겠습니다. 로봇은 실적표에 적힌 「40분」은 배울 수 있지만 「왜 40분인가」는 배우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음 여름에 같은 불량을 다시 냅니다. 학교가 되는 공장과 그렇지 않은 공장의 차이는 이유가 기록돼 있느냐입니다.
10년 뒤 어느 여름 아침, 두 공장의 로봇은 같은 불량 앞에서 다르게 움직입니다
같은 로봇과 같은 AI 모델을 들여온 두 공장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장마가 시작된 7월의 첫 월요일, 두 공장 모두 도장 공정 건조기에서 표면이 끈적거리는 불량이 나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공장의 AI는 최근 3년 치 기록에서 비슷한 날을 찾습니다. 「습도 70% 초과, 2호 건조기, 건조 30분→40분, 불량 없음」이라는 한 줄이 여름마다 네 번 적혀 있습니다. AI는 건조 시간을 40분으로 올리자는 제안과 그 근거 네 줄을 반장 화면에 띄우고, 반장은 확인을 누릅니다. 불량은 오전 안에 멈춥니다.
두 번째 공장의 AI도 기록을 찾습니다. 실적표에는 여름마다 건조 시간이 40분으로 바뀐 흔적이 있지만 이유가 없습니다. AI는 건조 시간과 불량의 관계를 찾지 못하고, 불량 이미지만 계속 골라냅니다. 결국 퇴직한 숙련공에게 전화를 걸고 나서야 원인을 알게 되고, 그사이 하루치 물량이 재작업으로 넘어갑니다.
두 공장의 차이는 로봇의 성능도, 모델의 크기도 아닙니다. 10년 전에 누군가 「왜」를 한 줄 적었느냐입니다.

판단을 기록으로 남기려면 한 줄에 4가지를 적어야 합니다
거창한 시스템이 필요한 일은 아닙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평소와 다르게 바꿨을 때, 그 한 번을 한 줄로 남기는 것이 출발입니다. 한 줄에는 4가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항목 | 예시 | 빠지면 생기는 일 |
|---|---|---|
언제·어디서 | 9월 24일 2호 건조기 | 다른 설비와 섞입니다 |
무엇을 바꿨나 | 건조 30분→40분 | 결과만 남습니다 |
왜 바꿨나 | 습도 70% 초과 | 다음에 못 따라 합니다 |
결과는 어땠나 | 불량 없음 | 맞는 판단인지 모릅니다 |
4항목 가운데 가장 자주 비는 것이 「왜 바꿨나」입니다. 무엇을 바꿨는지는 설비나 실적 기록에 흔적이 남지만, 이유는 사람이 적지 않으면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로봇과 AI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것도 이 항목입니다.
기록은 한 줄 양식에서 시작해 설비 데이터와 만나는 순서로 갑니다
처음부터 모든 판단을 적으려 하면 일주일 안에 멈춥니다. 순서를 나누는 편이 오래 갑니다.
1단계, 예외만 적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바꾼 경우만 위의 한 줄 양식으로 남깁니다. 종이든 엑셀이든 상관없고, 대신 설비 이름과 날짜 적는 법은 하나로 통일합니다.
2단계, 같은 이름으로 설비 기록과 맞춥니다. 설비에서 나오는 온도·속도·가동 기록과 사람이 적은 한 줄이 같은 설비 이름, 같은 시각으로 만나면 「사람이 바꾼 뒤 설비가 어떻게 반응했는가」가 한 화면에 보입니다.
3단계, 반복되는 판단을 규칙으로 올립니다. 같은 이유로 같은 변경이 세 번 넘게 나오면 그것은 더 이상 한 사람의 감이 아니라 공장의 규칙입니다. 규칙이 된 판단은 사람이 바뀌어도 남고, 나중에 AI가 가장 먼저 배울 교재가 됩니다.
1단계에 필요한 것은 양식 한 장과 반장 한 사람의 습관입니다. 로봇 도입 예산보다 훨씬 작은 일이고, 10년 뒤에 가장 비싸게 쓰일 기록이 여기서 쌓입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 판단을 남기고 있는지 5문항으로 확인해 봅니다
아래 5문항에 「예」가 몇 개인지 세어 보시면 됩니다.
지난달 설비 조건을 평소와 다르게 바꾼 경우를 날짜와 설비 이름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그중 절반 이상에 바꾼 이유가 적혀 있습니다.
설비 이름과 품목 이름을 적는 법이 부서마다 같습니다.
가장 오래 일한 숙련공이 내일 그만둬도, 그 사람이 매주 하던 판단 세 가지를 문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같은 불량이 두 번 났을 때, 첫 번째에 무엇을 했는지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가 4개 이상이면 AI와 로봇이 들어왔을 때 가르칠 교재가 이미 쌓이고 있는 공장입니다. 2개 이하라면 로봇보다 한 줄 양식이 먼저입니다. 이 순서를 바꾸면 비싼 로봇이 반년 동안 사람 옆에서 배우느라 제 몫을 하지 못합니다.

10년 뒤 앞서 있는 공장은 지금 이유를 적기 시작한 공장입니다
대기업은 10년 뒤를 놓고 돈과 사람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중소 제조기업이 같은 방식으로 경쟁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대기업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하나 있고, 그것은 이미 중소 제조기업의 공장 안에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그 공장을 지켜 온 숙련공의 판단입니다. 그 판단을 기록으로 남기는 공장은 10년 뒤 어떤 로봇을 들여와도 가르칠 교재를 갖고 시작합니다. 그 준비는 오늘 한 줄을 적는 데서 출발합니다.

WACE(웨이스)는 공장이 스스로 판단하고 멈추지 않게 하는 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드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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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현장에서 데이터 표준화·온톨로지·디지털트윈·자율형공장을 다루며, 이 블로그에는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힌 문제와 그때 내린 판단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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