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가 있는데 왜 발주가 나갔을까숫자가 어긋나는 자리 4곳
현장에서 제일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우리 재고 숫자는 못 믿는다"입니다. 그러면 대개 원인을 사람에게서 찾습니다. 입고 등록을 늦게 했다거나, 출고를 안 찍었다거나, 재고 실사를 제때 안 했다는 쪽입니다.
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현장에서 데이터 표준화·온톨로지·디지털트윈·자율형공장을 다루며, 이 블로그에는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힌 문제와 그때 내린 판단을 씁니다.
현장에서 제일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우리 재고 숫자는 못 믿는다"입니다. 그러면 대개 원인을 사람에게서 찾습니다. 입고 등록을 늦게 했다거나, 출고를 안 찍었다거나, 재고 실사를 제때 안 했다는 쪽입니다.
앞선 글에서 제조 AI 회사들이 매출 100억 언저리에서 멈추는 구조를 네 층으로 나눠 봤습니다. 사람 수에 비례하는 매출 공식, 쌓이지 않는 파일럿, 자격이 걸린 정부 예산, 그리고 정확히 그 지점에 열려 있는 출구입니다.
제조 AI,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들의 실적을 몇 년치 나란히 놓고 보면 이상한 규칙이 하나 보입니다. 매출이 100억 언저리에 닿을 무렵 상장을 하고, 그 뒤로 매출이 잘 늘지 않습니다.
저희는 공장을 짓거나 바꾸기 전에 컴퓨터 안에서 먼저 돌려 보는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왜 만드는지를 적었는데, 이번 글은 그 반대쪽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공장 라인을 컴퓨터 안에서 미리 돌려 보는 도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로봇 팔이 교시된 경로로 움직일 때 옆 설비와 부딪히는지 재는 기능을 먼저 만들었는데, 그 기능이 생기자마자 다음 요청이 따라왔습니다. 부딪힌다고 알려만 주지 말고, 피해 가는 경로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입니다.
저희는 제조 현장의 AI를 만드는 회사인데, 정작 사내 업무는 오랫동안 폴더와 문서로 돌아갔습니다. 제안서, 사업계획서, 회의록, 회사 수치가 전부 파일이고, 그 파일들을 AI 도구로 만들고 고칩니다. 팀 규모가 크지 않아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애매했습니다.
팀이 사용하는 도구에 규칙을 하나 넣었다고 해 봅시다. 위험한 명령을 실행하기 전에 한 번 물어보는 확인, 파일을 고치기 전에 사본을 떠 두는 백업, 작업을 끝낼 때 빠뜨린 것이 없는지 훑는 점검 같은 것들입니다. 코드를 쓰고, 테스트를 돌리고, 초록불을 확인하고, 팀에 공지합니다.
저희는 지금 가상공장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완성해서 내놓는 발표가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드는지 중간에 적어 두는 글입니다. 기술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 소프트웨어를 누가, 어떤 순간에 쓰라고 만드는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배포하기 전에 테스트 서버에서 돌려 봅니다. 그런데 수십억이 들어가는 공장은, 대부분 지어 보기 전에 테스트할 방법이 없습니다. 라인 배치가 맞는지, 설비 능력이 충분한지, 버퍼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 경험 많은 분들의 감과 업체의 말을 믿고 결정하고, 틀렸다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구축해 주는 업체들이 요즘 비슷한 약속을 합니다. AI가 수정 요청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응답이 몇 분 만에 온다, 사람 없이 돌아간다. 실제로 AI 코딩 기술이 빠르게 좋아져서 이 약속들 중 상당수는 과장이 아닐 수 있습니다.
숫자부터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고객사에 구축해 드린 시스템의 수정·기능추가 요청을 AI가 직접 개발해 응답하는 체계를 30일 넘게 운영했고, 그 기간 실제 응답 119건을 원장에서 전수 집계했습니다. 실제 응답 119건의 절반이 18.4분 안에 첫 응답을 받았습니다.
공장 시스템은 답을 잘 내놓습니다. 지난주 설비별 가동률, 품번별 불량률, 이번 달 납기 준수율. 물어보면 몇 초 안에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