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요청서 한 장은 제조기업 한 곳의 목록에서 부서 5곳과 문서 11종을 지나 대금 지급으로 끝납니다제조기업 업무 다시 정의하기 2편
구매 흐름은 현업 부서가 구매요청서를 올리면 시작해 협력사에 대금이 지급되면 끝납니다. 제조기업 한 곳이 AI 후보로 적어 낸 업무 목록에서 이 흐름에 속한 업무는 13가지입니다. 구매·원가·금형개발·생산관리·재경 5개 부서가 업무를 적어 냈고 오가는 주요 문서는 11종입니다.
모두 93편
구매 흐름은 현업 부서가 구매요청서를 올리면 시작해 협력사에 대금이 지급되면 끝납니다. 제조기업 한 곳이 AI 후보로 적어 낸 업무 목록에서 이 흐름에 속한 업무는 13가지입니다. 구매·원가·금형개발·생산관리·재경 5개 부서가 업무를 적어 냈고 오가는 주요 문서는 11종입니다.
제조기업 한 곳이 AI를 붙일 업무 후보를 부서별로 적어 보니 12개 부서에서 120가지가 나왔습니다. 이 120가지를 부서가 아니라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가」로 다시 묶으면 16개 흐름이 됩니다.
정부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제조 솔루션 구축 사업 기간의 상한을 6~9개월(연장 최대 3개월)로 둡니다. 민간 단일 공장용 제조 솔루션 계약을 찾아보면 검수와 안정화까지 포함한 계약 기간이 8~16개월인 사례가 나옵니다.
회사에서 AI 도입 이야기를 꺼내면 자주 돌아오는 답이 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가 없어서 아직 이르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풀어 보면 대개 데이터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견적서 PDF, 작업일지, 거래처와 주고받은 메일, 회의 녹음, 설비 매뉴얼은 이미 쌓여 있습니다.
업무에 AI를 붙이는 회사가 처음 부딪히는 질문은 「무엇을 자동화할까」입니다. 메일 초안, 보고서 요약, 견적 계산처럼 후보는 금방 나옵니다. 그런데 몇 주 쓰다 보면 질문이 바뀝니다. AI가 만든 결과를 어디까지 사람이 확인해야 하는가, 그리고 사람이 없는 밤에 실행된 작업이 제대로 끝났는지 어떻게 아는가입니다.
AI가 코드를 짜고 논문을 요약하고 모델 구조까지 제안해 주는 지금, 제조 AI를 맡을 사람을 고를 때 전공과 학벌을 얼마나 봐야 할까요. 예전에는 AI 전공과 좋은 학교가 「이 사람은 어려운 기술을 다룰 수 있다」는 가장 빠른 신호였습니다.
회사에 아무리 유능한 경력직이 들어와도 첫 달은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필요한 파일이 어느 폴더에 있는지 묻고, 같은 자료의 최신본이 누구 엑셀에 있는지 찾고, 부서마다 같은 물건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을 알아 가는 데 한 달을 들입니다.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일할 자료가 한 곳에 없어서입니다.
지난 9월 16일 LG는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 명을 모아 약 8시간 동안 사장단 회의를 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회의 주제는 「투자 전략 고도화」였고, AI 팩토리·피지컬 AI·반도체·AI 전환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점검했습니다. 이 회의를 해설한 한 유튜브 채널은 흥미로운 비유를 하나 들었습니다.
FEMS는 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의 줄임말로, 공장에서 쓰는 전기·가스·스팀·압축공기 같은 에너지를 설비 단위까지 나누어 측정하고, 그 값을 생산량과 맞춰 보며 줄일 곳을 찾는 시스템입니다. 우리말로는 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AI를 구축하는 회사들의 데모는 데이터가 잘 갖춰진 회사에서 빛을 냅니다. 품목 코드가 통일돼 있고, 생산 실적이 시스템에 남고, 재고가 숫자로 있는 회사에서는 모델이 그 위에서 바로 답을 냅니다. 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드는 웨이스가 현장에서 만나는 제조기업의 대다수는 그 반대편에 있습니다.
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드는 웨이스에 한 제조사의 팀장이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현업은 AI를 쓰고 싶은데 임원진이 보안을 걱정해 검토가 멈춰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자료가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하느냐, 그 답이 없으니 다음 회의로 넘어가고, 다음 회의에서도 같은 질문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국내에서 공장을 가진 중소·중견 제조기업 16만 3,273곳 가운데 제조 AI를 도입한 곳은 0.1%입니다. 도입 계획이 있는 1.6%를 더해도 1.7%입니다(중소벤처기업부, 2024년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 2025년 4월 발표). 이 숫자만 보면 지금 AI를 도입하기만 해도 경쟁 공장을 크게 앞지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