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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이루는 것을 하나씩 지워 봤습니다

"공장을 운영하는 핵심요소가 뭡니까." 이 질문을 받으면 대개 같은 답이 나옵니다. 사람, 설비, 자재, 방법, 환경. 현장에서는 4M1E라고 부르는 그 다섯 가지입니다.

방동걸 프로필 사진
(주)웨이스 대표이사
연재 공장 온톨로지 1/3

"공장을 운영하는 핵심요소가 뭡니까." 이 질문을 받으면 대개 같은 답이 나옵니다. 사람, 설비, 자재, 방법, 환경. 현장에서는 4M1E라고 부르는 그 다섯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건 정의가 아닙니다. 원인 분류표입니다. 불량이 났을 때 원인을 어느 상자에 넣을지 정해 주는 도구이지, 공장이 무엇인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둘은 다른 물건인데 같은 자리에 놓고 쓰다 보면, 정작 공장에 대해 물어야 할 질문을 못 물어보게 됩니다.

정의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하나씩 지워 보는 겁니다.

지워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속성이 그 대상의 본질이라면, 그것이 없어졌을 때 대상이 성립하지 않아야 합니다. 팔다리가 없어도 사람은 사람이지만 혈액 순환이 멈추면 사람이 성립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걸 공장에 그대로 대 봤습니다.

지워 보는 것

그래도 만드나

판정

특정 설비

외주·대체기로 만듭니다

본질 아님

사람

무인 라인이 실재합니다

본질 아님

특정 자재

대체 그레이드를 승인합니다

본질 아님

현행 공법

공법을 바꿔도 나옵니다

본질 아님

MES·ERP

종이로 돌아가도 돕니다

본질 아님

특정 고객

고객사가 바뀌어도 남습니다

본질 아님

여섯 개가 전부 떨어졌습니다.

이게 4M1E가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섯 가지가 모두 대체 가능하다는 사실이 말해 주는 것은, 그것들이 공장을 붙잡고 있는 수단의 목록이지 공장의 정의가 아니라는 겁니다. 수단은 당연히 관리해야 합니다. 다만 수단을 정의 자리에 놓으면, 수단이 바뀔 때마다 정의가 흔들립니다.

여기서 한 번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무엇으로 이루어졌나"를 묻는 한, 답은 계속 대체 가능한 것들만 나옵니다. "무엇을 하고 있나"로 물어야 합니다.

이 전환은 새로운 발상이 아닙니다. 신뢰성 공학이 1978년에 이미 같은 이동을 했습니다. 항공기 정비 표준을 만들면서 설비를 부품 목록이 아니라 기능과 기능고장으로 정의하기 시작했고, 그 형식이 지금 RCM 표준(SAE JA1011)의 7질문 중 1번과 2번으로 남아 있습니다. 1번이 "이 자산의 기능은 무엇인가", 2번이 "어떤 방식으로 그 기능 수행에 실패할 수 있는가"입니다.

지워도 남는 다섯 가지

공장을 "무엇을 하고 있나"로 다시 적으면 이렇게 됩니다.

공장 운영이란, 외부와 맺은 약속을 물리적 변환으로 이행하고, 결과가 약속과 같은지 판정하고, 같았음을 나중에 증명할 수 있게 남기고, 투입한 원가보다 큰 대가를 회수하는 일을 반복해서 성립시키는 것입니다.

문장 안에 다섯 개의 일이 들어 있습니다.

하는 일

무엇이 확정되나

이것만 빼면

약속한다

수량·시각·규격·상대방

창고가 됩니다

변환한다

물리 상태가 바뀝니다

물류창고가 됩니다

판정한다

규격에 맞는지 결정

불량이 함께 나갑니다

증명한다

언제 어떻게 만들었나

회수 범위를 못 자릅니다

회수한다

원가보다 큰 대가

만들수록 손실입니다

다섯 가지 일은 한 바퀴를 이루며 계속 반복됩니다. 하나가 빠지면 고리가 끊깁니다.
다섯 가지 일은 한 바퀴를 이루며 계속 반복됩니다. 하나가 빠지면 고리가 끊깁니다.

이 다섯은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잘 만들어도 약속과 다르면 반품이고, 약속대로 만들어도 판정이 없으면 불량이 함께 나가고, 판정했어도 증명이 없으면 사고 뒤에 회수 범위를 자르지 못합니다. 넷을 다 해도 회수가 역전되면 만들수록 손실이 커집니다. 하나를 잘해서 다른 하나를 메울 수 없다는 것이 이 다섯을 따로 두는 이유입니다.

특히 세 번째와 네 번째를 가볍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둘이 무너질 때의 결과가 가장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품질이 유출되면 선별 비용으로 끝나지 않고 협력사 등급이 떨어지면서 다음 수주에 입찰할 자격 자체를 잃습니다. 증명이 없으면 사고가 났을 때 어디부터 어디까지 회수해야 하는지를 특정하지 못해, 문제 없는 물량까지 통째로 회수하게 됩니다.

다섯 어디에도 "사람이"가 없습니다

다시 읽어 보면 눈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어디에도 "사람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약속을 확정하는 것이 영업 담당자인지 시스템인지, 변환을 수행하는 것이 작업자인지 로봇인지, 판정을 내리는 것이 검사원인지 비전 모델인지는 정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건 구현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동시에 따라 나옵니다.

무인공장이 가능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다섯 가지 일에 사람이 필수로 박혀 있지 않으므로, 수행 주체를 바꿔도 공장은 계속 공장입니다.

그리고 무인화가 공장의 정의를 바꾸지 않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사람을 빼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입니다. 목표는 다섯 가지 일을 사람 없이도 성립시키는 것이고, 그게 안 되는 상태에서 사람만 빼면 다섯 중 하나가 그냥 끊깁니다.

자리는 비어 있는데 라인은 그대로 돕니다. 다섯 가지 일에 사람이 필수로 박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리는 비어 있는데 라인은 그대로 돕니다. 다섯 가지 일에 사람이 필수로 박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무인화가 깨지는 자리도 변환이 아닙니다. 설비를 자동으로 돌리는 것은 대체로 해결됩니다. 깨지는 곳은 판정과 증명입니다. 합격·불합격 기준이 사람 머릿속에만 있고 글로 옮겨져 있지 않으면 무인 검사는 정의 자체가 되지 않고, 사건에 신뢰할 수 있는 시각이 찍히지 않으면 나중에 아무것도 되짚지 못합니다. 유인공장에서는 작업자가 이 빈틈을 조용히 메우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 방법이 못 하는 일

솔직하게 적어 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는 성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이 없으면 우리가 공장이 아니게 되는가"는 사라지지 않기 위한 조건을 줍니다. 새 제품, 새 시장, 새 고객은 이 질문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제약이론조차 제약을 찾으려면 목표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목표가 없으면 무엇이 제약인지가 정의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건 기존 사업을 운영하는 판단에 사용하고, 새 사업을 찾는 일은 다른 방법으로 다룹니다. 둘을 섞으면 지키기만 하는 회사가 됩니다.

정리하면

  • 4M1E는 원인을 분류하는 도구입니다. 여섯 개를 하나씩 지워 봐도 공장이 성립하므로 정의가 되지 못합니다.

  • 지워도 남는 것은 다섯 가지 일입니다 — 약속한다, 변환한다, 판정한다, 증명한다, 회수한다.

  • 다섯 어디에도 사람이 필수로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무인화가 성립하는 자리이자, 무인화가 정의를 바꾸지 않는 이유입니다.

  • 다만 이 정의는 지키는 쪽만 봅니다. 성장은 별도의 질문으로 다뤄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다섯 가지를 실제 데이터 모델로 옮길 때 가장 먼저 깨지는 자리를 다룹니다. 관계를 잇는 것까지는 대부분 해내는데, 그다음에 시간이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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