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GV는 쏟아지는데 공장은 왜 더 복잡해질까
요즘 제조 전시회에 가면 압도됩니다. 협동로봇, 자율주행 운반차(AGV), 비전 검사기, 그리고 '피지컬 AI'라는 이름의 똑똑한 장비들이 끝없이 쏟아집니다. 하나같이 "도입하면 사람이 줄고 생산성이 오른다"고 말합니다.
모두 93편
요즘 제조 전시회에 가면 압도됩니다. 협동로봇, 자율주행 운반차(AGV), 비전 검사기, 그리고 '피지컬 AI'라는 이름의 똑똑한 장비들이 끝없이 쏟아집니다. 하나같이 "도입하면 사람이 줄고 생산성이 오른다"고 말합니다.
생성형 AI가 화제가 되면서, 한 번쯤 이런 실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공장 데이터를 AI에 넣고 "이 불량의 원인이 뭐냐"고 물어보는 것. 그럴듯한 답이 나옵니다. 문장은 매끄럽고 자신감도 넘칩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 담당자가 보면 고개를 갸웃합니다. "이 설비는 그 공정에 안 쓰이는데?"
앞선 글에서 환각 없는 제조 AI는 답을 '정의된 관계'에 묶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질문이 생깁니다. 그 '정의된 관계'는 대체 누가,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여기서 두 단어가 나옵니다. 표준화, 그리고 온톨로지입니다.
요즘 공장 사무실 벽에는 모니터가 가득합니다. 가동률, 불량률, 설비 상태, 재고 현황이 실시간 그래프로 흐릅니다. 데이터를 보는 환경은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습니다.
제조 AI 이야기는 자주 추상적으로 흐릅니다. "혁신", "효율", "자율". 듣기엔 좋지만 현장 담당자에게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추상을 걷어내고, 실제 업무 다섯 가지가 어떻게 바뀌는지만 구체적으로 적겠습니다. 앞선 글에서 말한 표준화와 닫힌 루프가 갖춰졌을 때 나오는 숫자들입니다.
웬만한 공장에는 시스템이 이미 다 있습니다. 생산을 관리하는 MES, 자원을 관리하는 ERP, 품질·창고·설비 시스템까지. 적게는 서너 개, 많게는 열 개가 넘습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가장 흔히 듣는 말이 이겁니다. "시스템은 다 있는데, 서로 말이 안 통한다."
지금까지의 글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AI는 화려한 기능이 아니라 표준화된 토대 위에서만 현장까지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정작 우리 공장은 그 토대가 얼마나 갖춰져 있을까요? 이번 글은 읽고 끝나는 글이 아니라, 직접 체크해 볼 수 있는 자가진단입니다.
지난 아홉 편 동안 표준화, 온톨로지, 환각 없는 AI, 닫힌 루프, 공장의 운영체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개념은 정리됐지만,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래서, 진짜 됩니까?"
제조 현장에서 AI가 진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 말로 기록하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