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준 규칙, 무엇을 보고 지워야 할까요
AI에게 일을 시키려면 규칙을 적어 줘야 합니다. 무엇을 먼저 확인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고, 어디서 멈춰 사람에게 물어야 하는지를 문서로 만들어 매번 읽힙니다. 문제는 그 문서가 한 방향으로만 자란다는 것입니다.
제조 현장에서 확인한 것들을 최신 순으로 모았습니다 · 모두 237편
AI에게 일을 시키려면 규칙을 적어 줘야 합니다. 무엇을 먼저 확인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고, 어디서 멈춰 사람에게 물어야 하는지를 문서로 만들어 매번 읽힙니다. 문제는 그 문서가 한 방향으로만 자란다는 것입니다.
진단을 마치면 저희는 고객에게 "이 공정은 몇 단계입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그 말을 듣는 쪽에서 물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 숫자는 무엇을 보고 매긴 것인가.
같은 회의에서 세 사람이 "3단계"를 말하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정부 지원사업 공고를 보고 왔고, 다른 사람은 컨설팅사 자료를 읽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시스템 구축 업체의 제안서를 봤습니다. 셋 다 "3단계"라고 적혀 있었으니 같은 말인 줄 압니다.
고객사 한 곳에서 이런 일이 있습니다. 담당자가 정말 열심히 합니다. 고객도 그것을 압니다. 만나면 그 이야기를 먼저 꺼내실 정도입니다. 그런데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그 고객이 저를 부릅니다. 안건은 없습니다. 가 보면 특별한 이야기 없이 담소를 나누다 옵니다. 그러고 또 얼마 뒤에 부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소프트뱅크 월드에서 한 강연이 9월 1일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다시 읽히고 있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AI를 쓰는 기업이 안 쓰는 기업의 일을 빼앗는다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는 일에는 잘 안 보이는 단계가 하나 있습니다. 그 데이터가 원본인지, 원본을 요약한 사본인지는 화면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두 화면은 대개 똑같이 생겼습니다. 같은 항목이 같은 자리에 있고 숫자만 다릅니다.
AI에게 일을 맡기기 시작하면 검사 장치가 따라 늘어납니다. 사람이 결과물을 일일이 다 볼 수 없으니 자동으로 훑는 스크립트를 만들어 붙이고, 그 스크립트가 통과를 내면 다음 단계로 넘깁니다. 코드 린터, 테스트, 배포 전 점검, 문서 검사 — 형태는 달라도 하는 일은 같습니다. 사람 대신 봐 주는 것입니다.
밖으로 신호를 보내는 일에는 공통된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 신호가 상대에게 어떻게 읽혔는지는 우리 쪽에 안 남는다는 것입니다. 메일을 보내면 보낸편지함에는 남지만 상대가 스팸으로 걸렀는지는 모릅니다. API를 호출하면 200이 돌아오지만 상대 시스템이 그 값을 버렸는지는 모릅니다.
작년부터 전산 조직이 있는 제조사에 AI를 제안하면서 저희가 처음 세운 계획은 단순했습니다. 전산실을 설득하자. 그쪽이 기술을 아는 사람들이니 설명이 제일 잘 통할 거라고 봤습니다.
문서를 그래프로 엮어 AI에게 읽히는 방식이 몇 해 동안 당연한 다음 단계처럼 이야기됐습니다. 그런데 실증 연구가 쌓이면서 이런 보고가 이어졌습니다. 여러 실증 연구가, GraphRAG가 많은 과제에서 일반 RAG를 넘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저희가 구축한 복층강화유리 라인의 실측입니다. 시간당 생산량 47 → 56 EA/h(+18.3%), 완제품 불량률 2.3% → 1.18%(−48.7%). 정부 제출 완료보고서에 들어간 숫자이고 목표치를 넘겼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이렇게 설명해 왔습니다. 판단을 옮기는 일이 사람을 빼는 일은 아니라고요. 뻔한 판단을 기계로 넘기면 사람은 어려운 것에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저희는 지금도 그렇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