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AGV는 쏟아지는데 공장은 왜 더 복잡해질까
요즘 제조 전시회에 가면 압도됩니다. 협동로봇, 자율주행 운반차(AGV), 비전 검사기, 그리고 '피지컬 AI'라는 이름의 똑똑한 장비들이 끝없이 쏟아집니다. 하나같이 "도입하면 사람이 줄고 생산성이 오른다"고 말합니다.

(주)웨이스 대표이사
제조 AI 운영체제 VEXPLOR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현장에서 데이터 표준화·온톨로지·디지털트윈·자율형공장을 다루며, 이 블로그에는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힌 문제와 그때 내린 판단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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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조 전시회에 가면 압도됩니다. 협동로봇, 자율주행 운반차(AGV), 비전 검사기, 그리고 '피지컬 AI'라는 이름의 똑똑한 장비들이 끝없이 쏟아집니다. 하나같이 "도입하면 사람이 줄고 생산성이 오른다"고 말합니다.

생성형 AI가 화제가 되면서, 한 번쯤 이런 실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공장 데이터를 AI에 넣고 "이 불량의 원인이 뭐냐"고 물어보는 것. 그럴듯한 답이 나옵니다. 문장은 매끄럽고 자신감도 넘칩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 담당자가 보면 고개를 갸웃합니다. "이 설비는 그 공정에 안 쓰이는데?"

앞선 글에서 환각 없는 제조 AI는 답을 '정의된 관계'에 묶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질문이 생깁니다. 그 '정의된 관계'는 대체 누가,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여기서 두 단어가 나옵니다. 표준화, 그리고 온톨로지입니다.

요즘 공장 사무실 벽에는 모니터가 가득합니다. 가동률, 불량률, 설비 상태, 재고 현황이 실시간 그래프로 흐릅니다. 데이터를 보는 환경은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습니다.

제조 AI 이야기는 자주 추상적으로 흐릅니다. "혁신", "효율", "자율". 듣기엔 좋지만 현장 담당자에게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추상을 걷어내고, 실제 업무 다섯 가지가 어떻게 바뀌는지만 구체적으로 적겠습니다. 앞선 글에서 말한 표준화와 닫힌 루프가 갖춰졌을 때 나오는 숫자들입니다.

웬만한 공장에는 시스템이 이미 다 있습니다. 생산을 관리하는 MES, 자원을 관리하는 ERP, 품질·창고·설비 시스템까지. 적게는 서너 개, 많게는 열 개가 넘습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가장 흔히 듣는 말이 이겁니다. "시스템은 다 있는데, 서로 말이 안 통한다."

지금까지의 글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AI는 화려한 기능이 아니라 표준화된 토대 위에서만 현장까지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정작 우리 공장은 그 토대가 얼마나 갖춰져 있을까요? 이번 글은 읽고 끝나는 글이 아니라, 직접 체크해 볼 수 있는 자가진단입니다.

지난 아홉 편 동안 표준화, 온톨로지, 환각 없는 AI, 닫힌 루프, 공장의 운영체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개념은 정리됐지만,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래서, 진짜 됩니까?"

(주)웨이스가 2026년 6월 정부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에 잇따라 선정되었습니다. 제조AI특화 4건(저스템·선영코리아·알피에스·스피폭스 검단)과 AI 자율형공장 2호(체카)를 웨이스가 공급기업으로 맡습니다. 대부분 2026년 하반기 착수합니다.

한 번쯤 이런 적 있으실 겁니다. 큰맘 먹고 AI를 들였습니다. 챗봇도 붙여 보고, 불량도 예측해 보고, PoC도 몇 번 돌렸습니다. 다들 좋다니까요. 그런데 막상 몇 달이 지나도 공장 돌아가는 모습은 예전이랑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보고는 그럴듯한데 현장은 그대로고요. 그러면 슬슬 이런 생각이 들죠. "AI가 좋다…

새벽 두 시, 생산팀 담당자 휴대폰에 알림이 뜹니다. "이상 징후 감지. 3호기 자동 정지 완료." 좋은 소식처럼 들리시나요? 현장에 한번 계셔 보면 알게 됩니다. 이 문장을 본 담당자의 첫 반응은 안도가 아니라 등골이 서늘해지는 쪽이에요. 누가, 무슨 근거로, 무슨 권한으로 라인을 세웠지? 정지 자체가 옳았더라도,…

새벽 3시에 알람이 울립니다. 야간 당직자가 부스스 일어나 설비실로 뛰어갑니다. 가 보니 멀쩡합니다. 진동값이 잠깐 임계치를 살짝 넘었다가 바로 내려간 거예요. 거짓 경보였던 거죠. 이런 일이 한 주에 서너 번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은 알람을 점점 안 믿게 됩니다. "또 그거겠지" 하고 끄고 다시 잡니다. 그…